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濟世安民 bagtur khan
누르하치와 부쿠리용숀 본문
아래는 중국유기문고의 만주원류고 권1 원문이다.
만주원류고는 1777년 청나라 황제인 건륭제(乾隆帝)의 지시로 청나라 최고의 학자들 모임인 한림원에서 편찬한 서적이다.
만주원류고의 내용은 만주(滿洲)와 관련이 있는 나라들과 부족들의 역사와 지리 그리고 그들의 계통을 역대의 사서를 통해 연구한 내용이다.
그리고 청나라 건륭제(乾隆帝)는 학자들이 완성한 만주원류고에 몇몇의 글은 건륭제(乾隆帝) 본인이 직접 기재한다.
그 내용은 책의 머리말에 해당되는 글인 유지(諭旨)와 현재 우리나라의 조상으로 인정하는 부여(夫餘)와 삼한(三韓)에 관한 글이다.
만주원류고에선 만주(滿洲)라는 단어의 계통을 밝히고 있는데, 만주(滿洲)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의 계통이 있음을 기술하고 있다.
하나는 부쿠리용숀을 시조로 하는 만주나라(Manju nation)의 국명 이름인 만주(Manju)라는 계통이며,
또 하나는 만주(Manju)는 불교의 여러 보살(菩萨)들 중에 문수보살(文殊师利菩萨, 만주실리보살[曼殊室利菩萨])을 뜻하는 인도어 발음인 मञ्जुश्री(Manjushri, 만주슈리)에서 나온 계통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는 먼저 만주나라(Manju nation)의 만주(Manju)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아래는 만주원류고 원문 내용이다. 그대로 올린다.
滿洲
按 滿洲本部族名恭考發祥世紀長白山之東有布庫哩山其下有池曰布勒瑚里相傳三天女浴于池有神鵲銜朱果置季女衣季女含口中忽已入腹遂有身尋産一男生而能言體貌竒異及長天女告以吞米果之故因錫之姓曰愛新覺羅名之曰布庫哩雍順
與之小舠且曰天生汝以定亂國其往治之天女遂凌空去于是乗舠順流至河歩折栁枝及野蒿為坐具端坐以待時長白山東南鄂謨輝之地有三姓争為雄長日搆兵相仇殺適一人取水河歩歸語衆曰
汝等勿争吾取水河歩見一男子察其貌非常人也天不虚生此人衆皆趨問答曰我天女所生以定汝等之亂者且告以姓名衆曰此天生聖人也不可使之徒行遂交手為舁迎至家三姓者議推為主遂妻以女奉為貝勒居長白山東鄂多理城建號滿洲是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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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위의 만주원류고 원문을 번역한 내용이다. 흠정만주원류고(남주성 역, 글모아 출판)에 기재된 남주성 박사의 번역을 그대로 올린다. ( )안의 파란색 글씨는 내가 개인적으로 해설한 내용이다.
만주
살펴보면, 만주는 본래 부족 이름이다. 이제 삼가 '발상세기'를 고찰해 보면,
"장백산의 동쪽에 포고리산(부쿠리산)이 있고 그 아래에
포륵호리(불후리)라는 못(호수)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세 명의 선녀(천녀)가 그 못에서 목욕을 할 때에,
신령한 까치가 붉은 과일을 물어다 막내 선녀의 옷 위에 두었는데,
막내가 그 과일을 입에 넣자 문득 뱃속으로 들어갔다.
이로 인하여 그 선녀(천녀)가 임신을 하게 되어 사내 아이 하나를 낳았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였고 몸과 얼굴의 생김새가 기이하였다.
아이가 자라자 선녀(천녀)는 과일을 먹게 된 연유를 이야기하고,
사내아이에게 애신각라(아이신기오로)라는 성과
포고리옹순(부쿠리용숀)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선녀는(천녀) 그에게 작은 거룻배를 주고 또 말하기를,
'하늘이 너를 낳은 것은 어지러운 나라를 안정하게 함이니
그곳에 가서 난국을 다스려라'라고 하였다.
선녀(천녀)는 마침내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하여 사내는 거룻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내려 가서 강가에 도착하였다.
사내는 강가로 올라가 버드나무 가지와 들쑥을 꺽어 자리를 만들고,
단정히 앉아서 [때를] 기다렸다.
그 당시 장백산 동남쪽 악모휘(오음회)라고 부르는 땅에서는,
세 다른 성씨들이 우두머리의 자리를 다투었는데,
오랫동안 서로 원수가 되어 군사를 동원하여 상대를 죽였다.
때마침 한 사람이 강가에서 물을 기어서 마을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말하길,
'여러분은 다투지 마시오. 내가 강가에 물을 길으러 갔다가
한 남자를 보았는데 그 모습이 보통 사람과 달랐소.
하늘이 허투루 이 사람을 태어나게 한 것이 아닐 것이오'라고 말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물가의 사내에게 달려가] 다투어 물어 보았더니,
그 사내가 대답하되, '나는 선녀(천녀)의 아들이오.
여러분이 서로 다투는 것을 평정하러 온 사람이오'라고 말하고 자기 성명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이 말하되 '이 사람은 하늘이 낳은 성인이니 걸어서 가게 할 수 없다'라 말하고
서로 손을 마주잡아 가마를 만들어 태우고 맞이하여 집에 이르렀다.
세 씨족은 상의하여 사내를 임금으로 추대하고, 또한 여인을 주어 아내로 삼게 하고
패륵(버일러, 여진어 사용 지역에선 부족장 내지는 추장의 뜻으로 사용된다)으로 받들었다.
장백산 동쪽 악다리성(알타리, 오도리)에 살면서 나라이름을 '만주'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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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7년 청나라 건륭제(乾隆帝)에 의해 편찬된 만주원류고에 보면,
청나라에 의해 각색된 부쿠리용숀 전설이 등장한다.
원래의 전설을 각색해서 새롭게 만든 전설이지만 만주원류고 본문을 살펴보면,
'만주는 본래 부족 이름이다(滿洲本部族名)'라고 기재했듯 만주(滿洲)는 지역 명칭이 아닌 부족 명칭임을 밝히고 있다.
1635년 기록에 기재된 원래의 부쿠리용숀 전설을 보면,
부쿠리산(布庫哩山)만 등장하지 장백산(長白山, 우리나라의 백두산[白頭山]이다)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주원류고에 기재된 각색된 전설을 보면,
'장백산의 동쪽에 포고리산(부쿠리산)이 있고(長白山之東有布庫哩山)...',
'장백산 동남쪽 악모휘(오음회)라 부르는 땅에서는(長白山東南鄂謨輝之地)...',
'장백산 동쪽 악다리성(알타리성)에 살면서(長白山東鄂多理城)...' 등의 원래 부쿠리용숀의 전설에는 등장하지도 않던 내용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그리고 위의 내용을 보면,
장백산(長白山, 우리나라의 백두산[白頭山]이다)이 모든 방위의 기준인 것을 볼 수 있다.
즉, 청나라에 의해 새롭게 각색된 전설에서 중요 장소와 사건의 기준은 장백산(長白山, 우리나라의 백두산[白頭山]이다)이다.
또한, 본래 전설에는 등장하지도 않는 악모휘(오음회, 지금의 함경북도 회령이다), 악다리(알타리, 지금의 하얼빈시 의란현이다)라는 장소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문장은 실제 지형을 대입하면 공간적으로 맞지가 않는다.
악모휘는 지금의 함경북도 회령이고 악다리성은 지금의 하얼빈시 의란현이기 때문에,
함경북도 회령 안에 하얼빈시 의란현이 있는 것이 되어 공간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장이 등장하는 것은 만주원류고만이 아닌 만주실록에선,
시간과 공간, 실제 인물과 사건 등 맞지 않는 내용들이 하나의 스토리 안에 연속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
다시 만주원류고의 문장 분석으로 돌아와서,
만주원류고에는 본래의 부쿠리용숀 전설엔 등장하지 않는,
'사내아이에게 애신각라(àixīnjuéluó 아이신기오로)라는 성과 포고리옹순(부쿠리용숀)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姓曰愛新覺羅名之曰布庫哩雍順)'라는 문장을 삽입해서 愛新覺羅 (àixīnjuéluó 아이신기오로)라는 부쿠리용숀의 성씨가 등장하며,
부쿠리용숀이 자신의 고향인 부쿠리산(布庫哩山)을 떠나 악다리성(알타리)에서 그 지역에 거주하는 세 개의 성씨집단의 다툼을 종식시키고,
그로 인해 그들로부터 패륵(버일러, 여진어 사용 지역에선 부족장 내지는 추장의 뜻으로 사용된다)으로 추대 받곤 그 악다리성(알타리, 지금의 하얼빈시 의란현이다)을 만주나라(Manju nation)로 만든 내용이 등장한다.
그러면 왜 청나라 황제와 황실은 본래의 부쿠리용숀 전설에도 없는 새로운 내용들을 본래의 전설에다가 삽입시켰을까?
내 개인적인 견해론,
이렇게 원래의 부쿠리용숀 전설에 등장하지 않은 삽입된 내용이 바로 청나라와 청나라 황족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문구와 내용이라고 본다.
이미 예전에 내가 올린 글에서,
청나라 황실이 자신들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부쿠리용숀의 원래 전설에다 새롭게 장백산(長白山, 우리나라의 백두산[白頭山]이다)을 삽입시킨 것은,
바로 고려사에서 왕건의 조상이 백두산(白頭山, 청나라에선 장백산[長白山]으로 칭한다)에서 온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내용으로 보인다고 말씀드렸었다.
또한 청나라 황실의 성을 아이신기오
즉, 번역하면 황금씨족이나 황금겨레로 정한 것은,
고려왕건의 후손이면서 칭기즈칸의 후손인 것을 밝히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씀드렸었다.
(칭기즈칸과 그 형제 그리고 그 직계 후손을 황금씨족이라고 칭한다. 다만 청나라 황실은 고려왕건의 후손인 칭기즈칸 후손이기에 엄격히 구분하면 황금씨족은 아닌 후손이다)
그리고 여기에선 부쿠리용숀을 가리켜서 그의 어머니 선녀(천녀)는,
'하늘이 너를 낳은 것은 어지러운 나라를 안정하게 함이니 그곳에 가서 난국을 다스려라(天生汝以定亂國其往治)'라는 발언을 한다.
부쿠리용숀의 어머니 자체가 하늘에서 내려온 천녀인데 그 천녀가 아들인 부쿠리용숀을 가리켜
'하늘이 너를 낳은 것은 어지러운 나라를 안정케 하는 것이다(天生汝以定亂國)'라면서
부쿠리용숀의 사명은 분열된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고 그 사명이 단순히 부쿠리용숀 개인의 사사로운 의지가 아닌 하늘로부터 부여 받은 것임을 역시 하늘에서 내려온 천녀가 밝힌 것이다.
즉, 부쿠리용숀이 나라를 안정시키고 다스리는 것은 하늘로부터 받은 '천명(天命)'임을 선포한 것이다.
본문의 天生汝以定亂國其往治(하늘이 너를 낳은 것은 어지러운 나라를 안정하게 함이니 그곳에 가서 난국을 다스려라)라는 문장은,
바로 부쿠리용숀이 하늘로부터 받은 '천명(天命)'이고 부쿠리용숀이 지도자가 된 정당성의 근거이다.
결국, 부쿠리용숀은 이러한 천명(天命)을 받고 부쿠리산(布庫哩山)을 떠나 세 성씨가 서로 우두머리가 되겠다며 싸우고 살인까지 벌어지던 지금의 하얼빈시 의란현으로 와서,
이들을 진정시키고 이들로부터 지도자로 추대받고는 그 곳 악다리성(알타리)에 만주나라(Manju nation)를 세우게 된다.
즉, 세 씨족의 분란을 안정시키고 지도자가 되어 안정을 이룬 것이다.
천명(天命)의 내용을 그대로 완수해서 실현시키고 나라를 세운 것이 된다.
그런데 이 내용은,
1583년 누르하치의 거병 이전까지 흩어져서 서로 싸우고 살해하고를 반복하던 건주(建州, 후에 누르하치에 의해 만주[Manju]로 불린다) 내부의 사정이나,
누르하치가 1588년도에 건주(建州, 후에 누르하치에 의해 만주[Manju]로 불린다) 내부를 모두 평정해서 누르하치의 통치 하에 안정되고 강력한 세력이 된 건주세력(후에 누르하치에 의해 만주국[滿洲國]을 뜻하는 만주구룬으로 불린다)을 연상시킨다.
즉, 흩어진 세 씨족의 하얼빈시 의란현 지역과 하얼빈시 의란현 출신의 알타리와 후르카로 구성된 건주세력(후에 누르하치에 의해 만주국[滿洲國]을 뜻하는 만주구룬으로 불린다)은 서로 비슷한 구도가 되고,
세 씨족을 결집시켜 만주나라(Manju nation)로 만든 부쿠리용숀과 사분오열된 건주(建州, 후에 누르하치에 의해 만주[Manju]로 불린다) 내부를 평정하고 통일해서 만주구룬(만주국[滿洲國], 명나라에선 건주여진이라고 칭한다)으로 만든 누르하치는 부쿠리용숀을 연상시키는 인물이 되는 것이다.
또한, 천명(天命)을 받은 부쿠리용숀(布庫哩雍順)과 후에 천명제(天命帝)가 되는 누르하치(努爾哈赤) 역시 서로 비슷한 성격의 인물이 된다.
결국, 이러한 이유 때문에
누르하치는 후르카 부족의 조상 설화인 부쿠리용숀 설화를 자신이 통일한 건주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시조전설로 삼고 국명을 만주구룬(만주국[滿洲國], 명나라에선 건주여진이라고 칭한다)이라고 한 것이다. 물론 나의 견해이다.
즉, 고려왕건의 후손인 누르하치 집안과 알타리 부족, 후르카 부족 등으로 구성된 건주세력(만주구룬[滿洲國]) 내에서
누르하치는 후르카 부족의 시조전설을 선택해 후르카 부족만이 아닌 건주세력(만주구룬[滿洲國]) 전체의 구심점으로 만들고 부쿠리용숀의 만주나라(Manju nation) 계승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 낸 거라 본다.
그런데 만주원류고에선 이러한 만주(滿洲)라는 단어는 부쿠리용숀이 세운 만주나라(Manju nation)라는 계통 외에 또 다른 계통과 뜻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것은 만주(Manju)라는 단어가 불교의 문수사리보살(文殊师利菩萨, 만주실리보살[曼殊室利菩萨])을 뜻하는 인도어 मञ्जुश्री(Manjushri, 만주슈리)에서 나왔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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